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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심리학

경제심리학 사회적 촉진 카페에서 공부하기 독서하기 경제는 심리다

by 오이코스 2023.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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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다. 경제는 심리다. 심리학적 접근이 경제를 이해하는데 핵심은 아니더라도 큰 도움이 된다. 사회적 촉진이란 무엇인가? 조금 어렵지만 개념에 대해 알아보자.

 

사회적 촉진이란 무엇인가

[ Social Facilitation ]

 

 

되돌아보면 제가 고교생 때에도 공부하기 위해 아침부터 줄을 서서 도서관에 가곤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집에서야 긴장이 풀려서 공부가 안된다고 하더라도, 당시만 해도 동네에 널린 것이 칸막이 책상을 한 독서실이었으니 새벽부터 줄을 서지 않아도 될 터입니다. 그런데도 굳이 높은 서가와 휑하니 뚫린 책상들이 줄지어 있는 공공 도서관으로 향하는 것입니다. 이후 대학생 때는 학교 도서관이나 학생회관에서 공부했고, 이제는 책이라도 차분히 읽으려면 커피 전문점으로 향합니다.

 

그런데 막상 커피 전문점에 자리를 잡으면 여러 가지 불편한 것들이 많습니다. 자리를 잘못 선택하면 재잘거리는 직장 여성들이나 서로의 눈만 봐도 웃음이 터지는 연인들의 옆자리에 앉게 되어, 손에 든 책 내용보다 그들의 대화에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됩니다. 그렇지만 혼자 헤드폰을 끼고 조용히 책을 읽는 사람들 옆에 가면 저절로 집중되고, 문화인들과 한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받습니다.

 

왜 많은 사람은 집중에 방해될 것임이 분명한데도, 굳이 공부하는 사람들 옆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것일까요?

 

 

노트북과 스마트폰, 그리고 WiFi 무선망이 낳은 또 다른 삶의 모습은 바로 작업 공간인지 휴식 공간인지 구분이 안 되는 커피숍들입니다. 스타벅스를 비롯한 최신 트렌드의 커피 전문점들은 인테리어부터 대학 라운지나 도서관 분위기를 지향하고 있으며, 대학생뿐 아니라 직장인을 비롯하여 나이 지긋한 초로의 신사분까지 역시 한구석씩 차지하여 책을 읽거나 노트북으로 작업을 합니다. 아예 스터디 모임을 이러한 커피 전문점에서 갖는 경우도 종종 목격합니다.

 

제게 있어서 답은 분명합니다. 혼자 있으면 하기 싫어지고, 금세 지쳐버리기 때문입니다. 물론 나만의 공간에 조용히 문 닫고 들어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작업을 하면, 초반에는 집중도 쉽고 능률도 향상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제 경우에는 불과 1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슬슬 딴짓하게 되며, 괜히 쓸쓸해지고 자신의 모습이 처량해집니다. 하지만 사람들 옆에서 일하게 되면, 순간순간 정신이 산만해지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2~3시간이 지나도 별로 힘들다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또한 누구나 젊은 시절에는 친구들끼리 모여 앉아 공부나 작업한다며 날밤을 새웠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이때도 별로 힘들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커피 전문점에서 공부하는 게 저만의 나쁜 버릇인 줄 알았더니, 이미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주목하고 다양한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소위 ‘사회적 촉진(Social facilitation)’, 또는 ‘사회적 제약(Social inhibition)’이라 불리는 이 이론은 지금으로부터 100년을 훌쩍 뛰어넘어 지난 1898년 미국의 심리학자 노면 트리플렛(Norman Triplett)에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는 사이클 선수들이 혼자 훈련할 때보다 여럿이 모여 훈련할 때 훨씬 기록이 좋게 나온다는 사실에 주목하였습니다. 이후 사회심리학자인 플로이드 올포트(Floyd Allport)가 1924년에 ‘사회적 촉진’이라는 용어를 정립합니다. 트리플렛과 올포트가 정의한 사회적 촉진은 서로 약간 뉘앙스가 다릅니다. 전자는 사람들 사이의 경쟁의식 또는 남들이 자신을 지켜본다는 것 때문에 평소보다 잘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후자는 경쟁 관계가 아니더라도 단순히 다른 사람의 존재로부터 비롯된 시각, 청각적 자극 덕분에 능률이 향상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마도 커피 전문점에서 공부하는 것은 후자의 개념에 가깝겠지요.

 

단순 노출 효과를 정립할 때도 중요한 역할을 했던 로버트 사이언스는 사회적 촉진 개념을 명료하게 하는 데도 핵심적 역할을 맡습니다. 그는 단순하고 익숙한 일을 할 때는 주변 자극이 많으면 많을수록 능률이 올라가지만, 복잡하고 처음 마주하는 일을 할 때는 그 반대(사회적 억제)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정말 독창적인 사람이었는지, 이 개념을 입증하기 위해 바퀴벌레를 갖고 실험하였답니다. 사이언스는 바퀴벌레에게 미로 찾기 과업과 단순히 빨리 달리기 과업을 주고, 이를 혼자서 혹은 다른 바퀴벌레들과 함께 행하도록 하였습니다. 결과를 보니 미로 찾기의 경우에는 다른 바퀴벌레와 함께했을 때 성적이 떨어졌지만, 빨리 달리기에서는 속도가 향상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상식적으로 바퀴벌레에게 고도의 경쟁심이나 동지애 같은 것을 기대하긴 어렵겠지요. 그래서 사이언스는 활성화 이론(activation theory)으로 이 현상을 설명합니다. 즉 주변의 시끌시끌한 자극은 개체의 각성 상태를 상승시킵니다. 단순 과업일 때는 각성 정도가 증가할수록 능률이 오르지만, 그만큼 개체에 충분히 숙고하고 학습된 바를 자기 것으로 만들 여유를 주지 않기 때문에 과업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으로는 1980년대 이후에 발표된 최근의 이론이 더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아이오와 대학의 로버트 배런(Robert Barron)은 ‘주의 산만-갈등 이론(Distraction-conflict hypothesis)’을 제안했습니다. 외부 자극이 많아지면 그만큼 산만해집니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각성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도와줍니다. 따라서 단순한 각성 상태만으로도 달성할 수 있는 단순 과업이라면 능률이 향상될 것입니다.

 

그러나 각성 상태에서 집중을 유지하는 것은 또 다른 인지적 부하로 주어지고, 주어진 과업이 복잡하다면 인지적 과부하 상태가 걸리면서 능률이 떨어진다는 설명입니다.

 

커피 전문점에 가면 커피도 한잔하지, 시끌시끌한 소리도 적당히 들리지, 각성상태가 적당히 유지되면서 오래 앉아 있어도 피곤함을 잘 모릅니다. 그러나 읽고 있던 책의 구절에서 한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에 맞닥뜨리면 그때부터는 이상하게 주위가 자꾸 신경이 쓰이고, 그때까지 들리지 않던 옆 테이블 사람들의 말소리가 귀에 거슬립니다. 아마도 장소를 바꾸거나, 들고 있던 책을 좀 더 쉬운 것으로 바꿔야 한다는 신호인 것 같습니다.

 

사회적 촉진은 공부하거나 일하는 데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심리학자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사회적 촉진 현상이 적용된다는 것을 찾아냈습니다.

 

어린아이들은 물론 성인들 역시 함께 모여 TV 프로나 공연을 보면 더욱더 많이 웃고 더욱 감동합니다. 또한 혼자 식사할 때보다 여럿이 모여 식사할 때 훨씬 과식할 경향이 높다고 합니다. 혼자 듣는 인터넷 강의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비록 모니터 앞에 외롭게 앉아 혼자서 공부하는 강의지만, 단순히 동영상을 틀어주었을 때보다 화면 옆에 동시에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의 실시간 피드백 내용을 올려주면 훨씬 집중도가 높아진다고 합니다. 가상의 사람들이 함께 있다는 느낌 자체가 사회적 촉진 현상을 일으키는 셈입니다.

 

그러나 매사 마찬가지이겠지만 사회적 촉진에 길든 개인에게 가해지는 부작용 또한 없지 않습니다. 사회적 촉진 현상이 도움이 되는 것은 단순 과제일 뿐입니다. 정말로 창조적인 사고나 진지한 일을 해야 할 때는 혼자서, 고도의 집중을 유지하면서 해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주변에 누군가 있어야 각성 상태가 유지되는 게 버릇이 되어버리면, 이런 외로운 집중이 더 이상 가능해지지 않게 됩니다. 가상의 동료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느새 직장에서 일하면서도 메신저로 글을 띄우고, 스마트폰으로 친구들의 현황을 확인하는 것이 일상화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행동들이 급격히 번지는 것은, 많은 사람이 혼자 조용한 시간을 갖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는 뜻이 아닐까요? 인터넷은 우리의 손가락 안에 전 세계를 선물했지만, 고독이라는 창조와 생성의 공간을 앗아가 버렸습니다. 항상 입버릇처럼 나만의 조용한 공간과 시간을 원한다고 하면서도 막상 고독을 두려워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배겨내지 못하는 저 자신을 바라보면서, 우리 모두의 마음이 공중에 붕 뜬 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염려됩니다.

 

결론이다. 매우 흥미로운 주제로 사회적 촉진 현상을 풀어보았다. 경제를 심리학적으로 접근하는 자세를 배우길 바라며 이번 포스팅이 귀하의 비즈니스 성공에 작게나마 기여하기를 바란다. 포스팅 봐줘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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