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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심리학

경제심리학 본질주의란 무엇인가 복제인간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데 도구 경제는 심리다

by 오이코스 2023.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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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다. 경제는 심리다. 인간의 탐구와 고찰은 경제를 이해하는데 핵심이다. 심리학적 요인들을 무시한 경제분석은 그래서 한계에 봉착한다. 어렵지만 심리학적 경제의 접근은 경제를 이해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이번에는 복제인간이란 흥미로운 주제이다. 무엇이 본질주의인가? 자 시작해보자!


본질주의란 무엇인가? 복제인간은 ‘나’일까요, ‘남’일까요?

이제는 이미 추억의 고전이 되어버린 〈스타 트렉〉이라는 인기 TV 드라마가 있습니다. 이 시리즈가 1960년대에 방영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정말 놀라운 상상력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그중 가장 인상적인 것이 텔리포테이션(teleportation)이라는 것입니다. 기계에 사람이 올라가면 스르륵 분해되어버린 후,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다시 나타납니다. 나름의 이론인즉슨 사람을 구성하는 원자 사이의 결합구조만을 전파로 전송한 후, 원격지에서 새로 재조합하는 것입니다. 이때도 역시 테세우스의 배와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입니다. 새로 재조합된 인간은 원본과 같은 인간일까요? 아니면 복제품일까요?


테세우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전설적인 영웅입니다. 그가 살던 당시 그리스인들은 9년에 한 번씩 그 유명한 미노스 왕이 다스리던 크레타에 청년 7명과 처녀 7명씩을 제물로 바쳐야만 했습니다. 바쳐진 제물은 괴물 미노타우로스의 먹잇감이 되었지요. 테세우스는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아테네를 강대국으로 통일합니다.

당시 아테네인들은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아테네를 해방한 것을 기념하여 그가 타고 돌아온 배를 영구히 보존했으며, 일 년에 한 번씩 배를 바다로 몰고 나가 퍼레이드를 벌였습니다. 그런데 당시의 배는 한 번씩 항해를 다녀오면 망가진 판자들을 뜯어내고 새 목재로 교체해야 했습니다. 몇십 년이 지나고 나니, 원래의 나무판자는 모두 새것으로 교체되어버렸습니다. 궤변을 좋아하던 철학자들은 “배의 모든 부분이 교체되었더라도, 그 배는 여전히 테세우스의 배인가?”라고 질문을 던졌고, 이에 대해 아무도 확실한 답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테세우스의 배는 본질주의(essentialism)와 속성 다발론(bundle theory)의 대립이라는 심오한 철학적 난제에 속하는 질문입니다. 영국의 철학자 조지 버클리(George Berkeley)는 속성 다발론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체리에서 부드러움, 촉촉함, 붉음, 시큼함 같은 감각을 제거하면 더 이상 체리가 아니다. 체리는 감각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니므로 내가 ‘체리’라고 말할 때는 다양한 감각으로 지각되는 인상이나 생각의 집합을 의미할 뿐이다.”

만약 제가 평상시 입는 와이셔츠와 정장 바지를 입지 않고, 헐렁한 민소매 러닝셔츠에 힙합 바지를 입고 나타나도, 제 아이들은 저를 의아하게 보겠지만 아빠라고 부르는 데 거리낌이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본질주의입니다. 속성이 좀 바뀌더라도, 개체의 정체성을 보장하는 최소 공통분모가 있다는 철학이지요. 이에 반해 개체의 정체성은 속성의 묶음에 지나지 않는다면 평소와 다른 옷을 입고 나타난 저는 우리 애들의 아빠가 아니게 됩니다.

이렇게 보면 속성 다발론은 현실성 없는 말장난으로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앞서 테세우스의 배의 예에서 재료를 모두 교체한 배는 오리지널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셨다면, 여러분은 속성 다발론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예를 들까요? 만약 여러분이 사랑하는 배우자가 사망하기 직전에 똑같은 클론에 의식을 업로드하는 데 성공했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그/그녀는 죽은 것일까요? 살아 있는 것일까요? 만약 죽은 것이라고, 클론은 클론일 뿐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여러분은 속성 다발론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철학은 철학이고 복잡한 논리를 따지는 학문이지만, 철학자가 아닌 우리 역시 왜 어느 한쪽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일까요? 그런 경향이 우리의 심리와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미시간 대학의 심리학자 수잔 겔만(Susan Gel man)은 《아동의 본질주의(The essential child)》라는 책에서, 아동은 매우 어렸을 때부터 본질주의적인 관점을 갖는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그전까지 학계를 주도하던 스위스의 발달심리학자 장 피아제(Jean Piaget)의 이론을 반박하는 과감한 주장이었습니다. 피아제는 아동은 일정한 나이가 될 때까지는 보고, 만지고, 듣는 지각 자극만을 받아들이며, 이러한 속성이 달라지면 다른 개체로 생각한다는 주장을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겔만을 위시한 많은 아동심리학자는, 부모들의 예상보다 훨씬 어린 나이부터 아이들이 본질에 대한 감각을 지니고 있음을 입증합니다. 겔만은 유아가 사물의 외양과 내부 중 어떤 기준을 갖고 사물을 분류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2~3살 된 아이들에게 돼지 사진을 보여줍니다. 그런 다음 겉모습이 같은 돼지 저금통과 내장이 같은 소의 사진을 보여줍니다. 아이에겐 두 사진 중 앞서 본 돼지 사진과 더 유사한 것을 고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아이는 소의 사진을 고릅니다. 또 다른 예로 아이에게 우유가 담긴 컵 사진을 보여준 후, 주스가 담긴 컵과 우유 한 팩의 사진을 보여줍니다. 이번에도 아이들은 우유 팩의 사진을 골라냅니다.

사자와 호랑이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우선 떠오르는 것은 사자는 대지의 색깔을 띠고 있지만, 호랑이는 얼룩무늬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줄무늬가 없는 희귀한 백색증(albino) 호랑이는 어떨까요? 줄무늬 없는 호랑이는 고양이나 살쾡이에 불과한 것일까요?

여러분은 당연히 호랑이에게서 태어난 새끼라면 줄무늬가 없어도 호랑이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부모에서 자식으로 DNA가 보존된다는 생물학적 지식을 접해보지 못한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겔만은 인간은 심리적으로 본질주의에 경도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DNA가 생명의 본질이라고 생각하며, 기억이 인간 정체성의 본질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아이를 내 자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인간의 의식을 인터넷에 업로드하는 가능성을 연구하는 것까지 여러 가지 본질주의적 사고를 받아들입니다.

본질주의적 입장이라면 테세우스의 배는 아무리 나무판을 교체했다 하더라도 역시 테세우스의 배입니다. 재료가 달라질지언정 그 ‘본질’은 그대로 남아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러한 본질주의적 생각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을까요?

아마도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에 대한 믿음이 그 극단의 예를 보여주지 않을까 합니다. 현재의 달라이 라마는 톈진 걔로 이며, 두 살 때 13대 달라이 라마인 톱텐 걔 초의 환생으로 선발되었습니다. 환생한 달라이 라마를 찾는 고승들은 톈진 걔 초의 집에 가서 선대 달라이 라마의 유품과 비슷하게 생긴 다른 물건들을 내어놓고 두 살 난 아기에게 자유롭게 고르도록 했습니다. 톈진 걔로는 어렵지 않게 세 번의 시험에서 모두 선대의 유품을 골라내었고, 1391년부터 티베트를 이끌어온 달라이 라마의 14대 환생으로 공식적인 인정을 받았습니다. 이 역시 선현의 ‘본질’이 어린 아기의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다는 믿음이요, 정체성 역시 겉모습이 아닌 ‘본질’에 의해 결정된다는 믿음입니다.

달라이 라마의 이야기는 쉽게 믿어지진 않아도, 괜히 믿고 싶어집니다. 그것은 우리가 심리적으로 본질주의자들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영혼 불멸설이나 윤회 사상, 그리고 복제인간을 통한 영생의 추구 역시 이러한 본질주의에 대한 믿음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을 여전히 사로잡고 있습니다.

다시 테세우스의 배 이야기로 돌아가, 여러분은 어느 쪽 의견이신지요? 논리적으로는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이지만, 여러분의 속마음은 썩은 나무판자를 모두 새것으로 바꾼 배라도 여전히 당당한 테세우스의 배로 남아 있기를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결론이다.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며 내용이었다.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데 이러한 심리학적 분석이 참으로 유용하다. 당신의 비즈니스에 성공하는데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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